제갈해리의 이야기 (45) 썸네일형 리스트형 착한 거짓말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기 위해 쓰는 선의의 거짓말, 또는 하얀 거짓말. 우리는 생활 속에서 생각보다 많은 거짓말을 하고 살아가는데, 그 중에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의도적으로 하는 거짓말이 바로 착한 거짓말이다. 필자 역시도 32년 동안 살면서 숱한 거짓말을 해 왔다. 특히, 내 가장 큰 비밀은 수많은 위험을 내포하고 있으며, 대다수 사람들의 편견에 의해 변질되거나 사회적 공격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이 사실을 있는 그대로 고백하는 것은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어쨌든 거짓말은 거짓말이기에 나는 이 거짓말을 착한 거짓말이라고 말하고 싶다.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착한 거짓말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봤다. 중요한 거짓말은 없는 것 같다. 대신 생활 속에서 자주 하고 있는 사소한,.. 꼬북이의 요리 2020년 11월 13일 금요일 오늘은 꼬북이의 요리에 대해서 얘기해 보고자 한다. 우리가 처음 만난 그날 저녁, 나는 꼬북이의 집으로 와서 잠을 잤다. 꼬북이가 야식으로 크림 파스타를 해줬는데, 우리 집에서는 파스타 요리를 많이 하지 않아서 조금 생소했다. 그런데 꼬북이가 만들어준 파스타를 먹는 순간, 나는 신세계를 경험했다. 국수와도, 라면과도 다른 이 맛. 소스가 달콤하고 고소한 것이 계속 흡입하게 되는 맛이었다. 나는 그 뒤로 꼬북이의 요리들을 여러 가지 맛보았다. 특히 파스타가 많았는데, 크림 파스타, 짬뽕 파스타, 오일 파스타, 알리오 올리오, 명란젓 파스타 등 종류별로 파스타를 먹게 되었다. 명란젓 파스타와 알리오 올리오는 한국적인 입맛을 가진 나에게 제격인 요리였다. 명란젓이 들어간 명란젓.. 민들레와 하이에나 민들레의 영토에 한 발짝 들어서자 야트막한 둔덕에 민들레가 고개를 들어본다 하이에나가 시뻘건 잇몸을 보여도 민들레는 새하얀 얼굴만 갸웃거린다 상냥한 미소로 낙오된 떠돌이를 어루만지니 썩고 비린 뼈와 살에 한껏 달아올라 끊임없이 헤매던 시절도 아련해진다 엉기는 장마에 두발이 쓸려가도 참담한 가뭄에 속절없이 뒹굴어도 굳건한 심상에 감탄하며 너의 흔적들을 찾아간다 그러나 애초에 길이 달랐던 것을 언약을 해봐야 무슨 소용 있을까 너대로 해야 할 사명이 있는 것을 말도 없이 일어나 지체 없이 떠난다 아직도 너의 체취 뿌리 끝에 남아서 홀씨 하나 잉태하여 너에게로 날려본다 당신도 이불킥의 순간이 있었나요?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아니 수백 번쯤 잠자리에 들 때 이불킥하고 싶었던 순간들이 있었을 것이다. 만약 그런 일이 없었다면 그건 백 퍼센트 거짓말일 것이다. 하루하루 인생을 살아가면서 우리들은 집 안에서, 집 밖에서 매일 벌어지는 일들에 경험하고 반응한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자극을 주기도 하고, 자극 받기도 한다. 어떨 때는 그 자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서 나를 창피함과 모멸감에 이르게 할 때도 있고, 어떨 때는 내가 그 자극이 되어 상대방에게 창피함과 모멸감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 그 창피함과 모멸감. 모멸감은 솔직히 너무 심한 것 같다. 마치 자기 비하 또는 자기 혐오 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창피함 정도로 해 두자. 그렇다면 우리가 창피함을 느낄 때는 어떤 순간일까? 친구들 앞에서 요.. 꼬북이가 없는 하루 2020년 12월 28일 월요일 오늘은 꼬북이가 고향에 내려가는 날이었다. 꼬북이는 오늘부터 1월 1일까지 고향에 내려가 가족들과 함께 연말을 보내기로 했다고 했다. 꼬북이는 자취방에 나 혼자 있는 것을 걱정해 어제 저녁에 내가 먹을 반찬들을 부랴부랴 해놓고 아침이 되어 나에게 인사를 하고 집을 나섰다. 나는 꼬북이가 나가고 나서 혼자 덩그러니 남겨졌다. 매일 잔소리를 해대던 꼬북이가 없어서 편해야 할 텐데, 꼬북이가 없으니 오히려 외로움이 밀려온다. 점심에는 꼬북이가 해 준 짜글이와 밥 한 공기로 점심 식사를 해결했다. 맛있었다. 꼬북이가 있었으면 더 맛있었겠다 싶었다. 뭔가 옆구리 한 쪽이 시려오는 것 같기도 하고, 머리 한 쪽이 비어버린 것 같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포스팅 업무와 내 블로그 포스팅을.. 소하(小下) 중학교 한문 시간에 자신의 자(字)를 짓는 숙제를 받았다 나는 고심 끝에 소하(小下)라고 자를 정했다 이게 무슨 뜻이니? 한문 선생님은 내게 묻는다 작다 아래? 친구들이 깔깔깔 웃는다 걔 중에는 내 사타구니를 가리키며 웃는 녀석도 있었다 아래가 작대 거시기가 작아 한나라의 재상 소하는 지위는 높았지만 행동은 겸허하게 포부는 크지만 마음은 겸손하게 그렇게 살았어요 짝짝짝짝 한문 선생님의 박수소리가 홀로 적막한 교실에 울려 퍼진다 훌륭하구나 소하야, 너는 재상 소하처럼 살아가거라 과거는 어느덧 뉘엿뉘엿 저물어가고 이젠 닳아 무뎌진 펜을 든 채 선생님의 말을 떠올려본다 오늘의 소하는 진정 小下로 살고 있는가 입동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오늘은 겨울이 시작된다는 입동입니다. 네이버에 검색해 보니, 입동은 우리나라 24절기 중 19번째 절기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겨울의 시작. 요즘 들어 지구 온난화로 인해 여름은 한층 더워지고, 겨울의 날씨는 점점 따뜻해져만 가고 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한파니, 동장군이니 해서 시베리아 고원에서 온 매섭고 사나운 바람이 불어왔는데, 요즘에는 옷만 따뜻하게 입어도 견딜 수 있을 만큼 따뜻해졌습니다. 눈이 오는 횟수도 줄었고, 눈이 와도 몇 시간만 지나면 다 녹아 물로 변해 버리고 맙니다. 어릴 때부터 눈을 좋아했던 저로서는 아쉬울 따름입니다. 그리고, 겨울에 태어난 저에게 입동은 남다르게 다가오는 절기인 것도 같습니다. 예전 드라마 에서 고해미 역의 수지가 리메이크해서 불렀던 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편의점 우렁 각시 2021년 1월 21일 토요일 새벽의 일을 얘기해 보려고 한다. 꼬북이는 금요일과 토요일 야간 편의점 일을 하는데, 내가 가끔 가서 말 상대도 되어주고 새벽 물류를 도와주기도 한다. 나는 꼬북이가 출근하는 10시보다 좀 전인 9시쯤에 잠들어 새벽 5시쯤에 일어났다. 새벽 4시 30분에 형이 일하는 매장에 물류가 들어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마스크를 쓰고 부랴부랴 편의점으로 향했다. 꼬북이는 때마침 물류 정리를 하고 있었다. 나는 꼬북이가 들고 있는 바코드 검사 기계를 넘겨받아서 물류 바코드를 찍었고, 꼬북이는 바코드가 찍힌 물품들을 정리했다. 꼬북이가 쿨러(대형 냉장고)에 술과 음료를 채우는 동안, 나는 라면이나 식료품을 진열했다. 그렇게 몽실이와 꼬북이가 힘을 합쳐 물류를 정리하니, 아침 6.. 이전 1 2 3 4 5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