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해리의 이야기/SH와 HY의 연애일기 (6) 썸네일형 리스트형 서로 다른 것은 나쁜 게 아니야 그와 내가 연애를 시작한 지 이제 60일이 되어간다. 그동안 하도 많이 싸워서 우리는 정말 맞지 않는 걸까 하고 고민했던 적도 있었다. 그렇지만 그런 생각을 하기 이전에 우리가 아직도 서로를 많이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게 다가왔다. 온라인 상에서 얘기하면 서로의 말에 오해하기도 하고 다투기도 하지만, 그래도 얼굴을 마주 보면 섭섭하고 화가 났던 것도 금방 풀린다. 그를 보면 안고 싶고, 뽀뽀하고 싶고, 그가 키 큰 댕댕이처럼 귀엽게 느껴진다. 우리는 60일 가까이 사귀면서 서로에게 맞춰나가기 위해 조금씩 조금씩 노력해 나갔다. 우리가 많은 다툼을 통해 배운 것은, 자꾸 차이를 보려고 하지 말고 같은 부분을 보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서로의 공통된 관심사를 나누고 같은 취미를 가져봐야 한.. 자격지심과 예민함의 늪에 빠지다 수요일에 나는 근무를 하면서 카톡으로 영재 발굴단 미술영재 흙수저와 금수저를 서로 비교한 글을 그에게 보냈다. 흙수저 아이나 금수저 아이나 어린 나이에 뛰어난 미술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흙수저 아이가 국내 입시미술학원에 다니다 입시를 포기, 방황하다가 만화를 그리겠다고 결정한 반면, 금수저 아이는 프랑스로 유학을 가서 어린 나이에 아뜰리에를 가지고 있었고, 개인 전시회까지 열었다. 나는 그가 이 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는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는 나와 얼마나 다르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글을 읽고 그는 현명한 부모냐 아니냐의 차이인 것 같다고, 흙수저 아이의 정신력이 약한 것 같다고 했다. 사실 나는 글의 취지 자체가 빈부에 따른 교육환경의 차이로 인한 결과라고, 그에.. 나의 연인에게 배우다 어제 샤워를 하고 탁구 치러 간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다가 나는 그만 잠에 빠져 버렸다. 어제 여러 군데 돌아다니다 보니, 피곤했던 것 같다. 눈을 비비고 일어나 보니, 아침 7시였다. 제일 먼저, 내가 잔 안방에 딸려 있는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고, 그가 자고 있는 컴퓨터방(친형과 둘이 사는 그는 집에서 방을 2개 쓰고 있었다)을 살며시 열어봤다. 그가 코를 골며 곤하게 자고 있었다. 나는 안방으로 돌아와 브런치에 어제의 연애 일기를 기록했다. 간간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11시가 넘어서 거실 쪽에서 사람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그의 형일까 봐 바깥에 나가보질 못했는데, 그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잘 잤어요? 어제 너무 곤히 자고 있어서 안 깨웠어요." "고마워용. 잘 .. 사소하면서도 깊은 배려심 아침 일찍(7시쯤이었나) 눈이 떠졌다. 아무래도 잠자리가 바뀌어서 그런 모양이었다. 그는 자고 있었고, 나는 일어나서 제일 먼저 전자담배를 꼬나물고 피웠다. 그러면서 내가 니코틴 의존도가 높긴 하구나 싶었다. 테이블에는 어제 먹다 남은 해물찜과 소라 숙회가 놓여 있었다. 나는 약간 배가 고파 남은 음식물을 처리하기로 했다. 차갑게 식어버렸지만, 맛은 별 차이가 없었다. 그러면서 어제 있던 일을 일기로 작성해 브런치에 올렸다. 어제는 그와 극적인 화해를 하고서 긴장이 풀어져서 그런지, 아니면 일을 하고 와서 피곤해서 그랬는지 내가 먼저 곯아떨어졌다. 그는 잠든 나를 한 번도 건드리지 않은 모양이었다. 내가 잠을 한 번도 설치지 않은 것을 보면. 그렇다. 그는 그런 사소하면서도 깊은 배려심이 있었다. 나는 .. ISTP와 ENFP의 사랑 그와 내가 일을 마치고 만났을 때는 밤 10시 30분이었다. 먼저 퇴근한 그는 일이 늦게 끝난 나를 만나기 위해 1시간가량의 먼 거리를 와 주었고, 나는 그를 지하철 플랫폼으로 나가 마중했다. 우리는 같은 열차칸에서 조금은 어색한 대화를 나누다가 (그 전 날 카톡 대화로 다투었기 때문에) 5호선 화곡역에서 내렸다. 우리는 미리 예약한 모텔로 가서 배달 앱으로 해물찜을 주문하고, 본격적으로 대화를 시작했다. 그는 모텔로 들어오기 전부터 나에게 뭔가 할 말이 많은 눈치였다. 아니나 다를까, 방에 들어가자마자 갑자기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얘기하는 게 아닌가. 아니, 나는 우리가 어제 싸운 이야기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은데... 그렇지만, 그의 말을 막으면 정말 화를 낼 것 같아 잠자코 그가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 냉정과 열정 사이 2022년 8월 14일, 내가 사는 동네에서 그와 나는 만났다. 그는 자신의 승용차를 끌고 왔고 나는 그를 아파트 입구에서 반겼다. 착하고 순딩 순딩하게 생긴 그를 본 순간, 나는 대형견 리트리버가 떠올랐다. 꼬리를 살랑거리며, 반려인을 향해 애교를 부리는 그런 모습. 하얀 얼굴과 큰 눈, 서글서글한 얼굴, 뽀얀 피부. 뭔가 찹쌀떡이 연상됐다. 하얀 가루를 잔뜩 묻힌 찹쌀떡. 그만큼 그가 귀엽게 느껴졌다. 그래서 그를 꼭 껴안았던 것 같다. 그날 이후, 우리는 2주 동안 거의 매일 만나다시피 했다. 그 짧다면 짧은 기간 동안 그와 나는 서울과 서울 근교의 명소와 맛집을 돌아다녔다. 그 장소들은, 그리고 사진들, 기억들은 하나하나 우리에게 의미 있는 추억으로 남았고, 우리의 관계는 점차 깊어졌다. 이제 한..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