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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책, 그리고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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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이 사랑한 작가들] 장강명① “70살까지 집중하려 합니다” 21이 사랑한 작가 장강명① “70살까지 집중하려 합니다” h21.hani.co.kr 제가 파일을 두 개 쓰는데요, 하나가 제 생활을 관리하는 거고요. 일어난 시간이랑 글 쓴 양, 작업 시간, 운동한 날, 술 마신 날 등을 기록해요. 또 하나는 읽은 책, 본 영화와 만화 등을 정리하고 있어요. 생활 관리 파일은 연도별로 시트를 만들었고, 기록 관리하는 것에 책·영화·만화 시트로 나눠 쓰고 있습니다. 자기통제에 관한 강박이나 열망이 큰 것 같아요. 안 크면 안 되는 게, 가만두면 게을러지는 사람이라. 맘먹고 자면 24시간도 자거든요. 아니, 마음을 안 먹고 자면. (웃음) 또 전업 작가가 된 게 30대 후반이니까 그 전까지는 뭔가에 다 구속돼 있었거든요. 등교 시간이나 출근 시간도 있었고. 근데 회사 다닐..
괄호론 / 서덕민 괄호론 / 서덕민 ​ 괄호는 묶음의 형식이지만 비어있음의 형식이기도 하다 무엇인가를 잔득 묶고 있으면서도 텅 비어 있는 괄호는 어쩌면 모호함의 형식일 수도 있다 가령 내 어머니가 그렇다. 그녀는 주로 미지수를 묶고 다니므로 무엇인가 들어 있다 할지라도 전혀 알아볼 수 없다 아니, 텅 비어 있는지도 모른다 그녀의 괄호는 등호를 거리낌없이 뛰어넘어도 결코 균형이 무너지는 법이 없다 괄호가 사라진 자리에 어룽어룽한 자국. 어머니란 한 쪽 변에 잠시 여자를 비워둔 여자일까 ​ 미지수를 묶고 다니는 그녀 미간을 둥그렇게 찡그리며 눈물을 흘리면, 작고 예쁜 괄호가 생긴다 내가 앓아야 할 세상의 모든 아픔 앞에서 그녀의 눈가는 언제나 먼저 축축해지는 것이다 나도 별수없이 그녀의 괄호안에 묶이는 것일까 그렇게 그녀가 ..
책 《90년생이 온다》 리뷰 (by 셀프메이드) 유튜버 '셀프메이드' 영상 중 *90년대생들의 특징 1. SIMPLE 2. FUN 3. HONESTY 90년생이 온다 조직에서는 신입 사원이, 시장에서는 트렌드를 이끄는 주요 소비자가 되어 우리 곁에 있는 90년대 생. 자신에게 꼰대질을 하는 기성세대나 자신을 호갱으로 대하는 기업을 외면하고 조직의 구성원으로서든 소비자로서든 호구가 되기를 거부하면서 회사와 제품에는 솔직함을 요구하고, 알아듣기 힘든 줄임말을 남발하고, 어설프고 맥락도 없는 이야기에 열광하는 그들을 기성세대의 관점에서는 이해하기가 어렵다. 『90년생이 온다』는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몰려오는 그들과 공존하기 위해 이해하기 어려워도 받아들여야 할 것들을 담았다. 다양한 통계와 사례, 인터뷰 등 그들을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를 담아 각 산업의 ..
[21이 사랑한 작가들] 황유미② ‘노힙스터존’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21이 사랑한 작가 황유미② ‘노힙스터존’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h21.hani.co.kr “어떻게 해야 그런 존재가 되지 않을 수 있냐”고 물었다. (그는 자신도 누군가를 불편하게 했고, 불편하게 할 수 있다고 몸을 낮췄다.) “(윗세대와 아랫세대 사이의) 이해는 조금 힘들 것 같아요.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이미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데 따로 살 수는 없잖아요. 내가 고민하지 않고 던진 말이 그 사람한테는 가장 곤란한 부분을 건드릴 수 있다는 걸 한 번만 생각하면 서로 충분히 공존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출처 : 이승준 기자, 한겨레21 ([21이 사랑한 작가들] 21이 사랑한 작가 황유미② ‘노힙스터존’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해열 / 김성규 김성규, 「해열」 소태나무에 홍학이 내려앉는다 잎사귀가 하늘에 긁힐 때 구름이 붉게 물든다 나무 꼭대기에 지어진 둥지 맨살의 새끼들 소리 없이 둥지 아래로 떨어진다 가난이 재난을 찾아가듯 재난이 가난을 찾아내듯 자고 일어나면 병이 깊어지는 아이 이슬에 살이 젖어 흙바닥에 죽은 홍학의 새끼 분홍빛 살을 물고 사라지는 들쥐들 한 여자가 밭둑에서 소태나무 가지를 꺾는다 새의 날개죽지처럼 마른 아이 끓어오르는 가마솥 시커먼 공기방울이 눈동자처럼 터진다 경기에 좋다는 소태나무 우린 물을 숟가락으로 젖꼭지에 흘려놓는 여인 젖이 불은 여자가 이마의 땀을 닦고 검은 눈동자를 삼키는 아이 열에 들떠 홍학의 울음을 터뜨린다
책 《자신감, 단 한 걸음의 차이》 리뷰 (by 셀프메이드) 셀프메이드, *사람이 매력적으로 변하는 자신감 키우는 법 1. 근거 있는 자신감을 만들어라 2. 선택과 결정의 차이를 이해하라 3. 남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을 신뢰하라 ​ *출처 : 유튜버 '셀프메이드' 영상 중
[21이 사랑한 작가들] 황유미① 여기는 ‘인’일까 ‘아웃’일까 21이 사랑한 작가 황유미① 여기는 ‘인’일까 ‘아웃’일까 h21.hani.co.kr “‘지민이는 참, 요즘 애들 같지 않네.’ 회의실에서 태어난 밀레니얼은 살아 있는 사람이라기보다 실험실에서 만들어낸 혼합물에 가까웠다. 그렇게 태어난 밀레니얼은 자고로 스타일 좋은 또래들이 많이 모인 장소를 기웃거리며 (…) 동틀 때까지 노는 핵인싸에 히피여야 마땅했다. (…) 내 주변에 널린 밀레니얼의 이야기는 적절치 않았다.”(‘노힙스터존’) [21이 사랑한 작가들] 21이 사랑한 작가 황유미① 여기는 ‘인’일까 ‘아웃’일까 *출처 : 이승준 기자, 한겨레21 ([21이 사랑한 작가들] 21이 사랑한 작가 황유미① 여기는 ‘인’일까 ‘아웃’일까)​
보고 싶은 오빠 / 김언희 보고 싶은 오빠 / ​김언희 ​ 1 난 개하고 살아, 오빠, 오빠 터럭 한올 없는 개, 저 번들번들한 개하고, 십년도 넘었어, 난 저 개가 신기해, 오빠, 지칠 줄 모르고 개가 되는 저 개가, 오빠, 지칠 줄 모르고 내가 되는 나도 2 기억나 오빠? 술만 마시면 라이터 불로 내 거웃을 태워먹었던 거? 정말로 개새끼였어, 오빤, 그래도 우린 짬만 나면 엉기곤 했지, 줄 풀 린 투견처럼, 급소로 급소를 물고 늘어지곤 했었지, 사랑은 지옥에서 온 개라니, 뭐니, 헛소리를 해대면서 3 꿈에, 오빠 누가 머리없는 아이를 안겨주었어, 끊어질 듯이 울어대는 아이를, 머리도 없이 우는 아이를 내 품에, 오빠, 죽는 꿈일까…… 우린 해골이 될 틈도 없겠지, 오빠, 냄새를 풍겨댈 틈도, 썩어볼 틈도 없겠지, 한번은 웃어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