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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란의 초기 단편과 첫 장편 <두근두근 내 인생>에는 삶의 아픔과 시련을 씩씩한 웃음으로 돌파하는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이번 소설집에는 웃음이 거의 나오지 않고 나오더라도 인용한 구절에서 보듯 어딘지 불길하고 수상쩍은 웃음뿐이다. 그것이 어느새 30대 중후반에 이른 작가의 나이 탓인지 세월호로 대표되는 시대의 상처 탓인지는 불분명하다. 어쨌든 <바깥은 여름>의 거주민들은 “없던 일이 될 수 없고, 잊을 수도 없는 일”(‘노찬성과 에반’)에 시달리거나, “좋은 일은 금방 지나가고, 그런 날은 자주 오지 않으며, 온다 해도 지나치기 십상임을”(‘풍경의 쓸모’) 아는 이들이다. 이것이 성숙이라면 씁쓸한 성숙이라 해야 하리라.
*출처 : 최재봉 선임기자(bong@hani.co.kr), 한겨레(세월호 이후, 상실에 대처하는 김애란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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