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6일, 저녁부터 눈이 온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요즘같이 따뜻한 겨울 날씨에 설마 눈이 올까 싶었다. 그러던 중, 담배를 피우러 나갔다가 눈이 펑펑 쏟아져 내리는 것을 보고 꼬북이를 불러 함께 집 밖으로 나왔다.
꼬북이의 고향은 포항이라, 눈이 온 것을 거의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형이 서울로 올라온 2018년 그 해, 우리는 함께 눈을 보았더랬다. 그 뒤로 계속 눈을 보지 못하다가 펑펑 쏟아지는 눈을 드디어 보게 되었다. 꼬북이는 눈 오는 것에 신이 나서 눈 쌓인 땅에 '몽실♡꼬북이'라고 썼다.
그리고 눈 위에 몽실이와 꼬북이 캐릭터가 서로 붙어 있는 그림을 그렸다. 우리는 눈이 쏟아져 내리는 가운데, 서로를 껴안고 즐겁게 눈을 즐겼다.
우리는 동네 한 바퀴를 돌았고, 커피 한 잔을 사 마시면서 눈 내리는 것을 바라보았다. 주변에서는 사람들이 집 밖으로 나와 눈을 치우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오직 우리만이 눈 내리는 상황을 낭만적으로 즐기고 있는 것이 퍽 낯설었다.
우리는 눈을 맞으며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고, 눈 내리는 것을 기념해 맛있는 빵을 사기도 했다.
그렇게 1시간 정도 눈을 맞으며 돌아다니다가 세탁소에 맡긴 롱 패딩을 찾아오면서 우리는 집으로 들어왔다. 집으로 들어와 빵을 나눠 먹으며, 눈 맞은 소감을 얘기했다.
"눈 오니까 너무 예쁘더라. 온 세상이 하얗더라."
"그러게. 눈 맞으니까 기분이 좋네."
눈이 오면 기온이 살짝 올라간다고 하는데, 우리도 눈을 맞아 체온이 살짝 올라간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바람이 쌩쌩 부는 날씨가 아니라서 포근한 눈을 맞는 것이 더 좋기도 했다.
눈을 아직도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는 꼬북이를 보니, 내 마음도 동심으로 돌아간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 다음번 눈도 꼬북이와 함께 맞으며 구경했으면 좋겠다.
몽실이와 꼬북이의 연애일기는 계속된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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