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제갈해리의 이야기/몽실이와 꼬북이

함박눈 오던 날

728x90

  2021년 1월 6일, 저녁부터 눈이 온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요즘같이 따뜻한 겨울 날씨에 설마 눈이 올까 싶었다. 그러던 중, 담배를 피우러 나갔다가 눈이 펑펑 쏟아져 내리는 것을 보고 꼬북이를 불러 함께  밖으로 나왔다.

 

 

  꼬북이의 고향은 포항이라, 눈이 온 것을 거의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형이 서울로 올라온 2018년 그 해, 우리는 함께 눈을 보았더랬다. 그 뒤로 계속 눈을 보지 못하다가 펑펑 쏟아지는 눈을 드디어 보게 되었다. 꼬북이는 눈 오는 것에 신이 나서 눈 쌓인 땅에 '몽실♡꼬북이'라고 썼다.

 

 

  그리고 눈 위에 몽실이와 꼬북이 캐릭터가 서로 붙어 있는 그림을 그렸다. 우리는 눈이 쏟아져 내리는 가운데, 서로를 껴안고 즐겁게 눈을 즐겼다.

 

  우리는 동네 한 바퀴를 돌았고, 커피 한 잔을 사 마시면서 눈 내리는 것을 바라보았다. 주변에서는 사람들이 집 밖으로 나와 눈을 치우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오직 우리만이 눈 내리는 상황을 낭만적으로 즐기고 있는 것이 퍽 낯설었다.

 

 

  우리는 눈을 맞으며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고, 눈 내리는 것을 기념해 맛있는 빵을 사기도 했다.

 

  그렇게 1시간 정도 눈을 맞으며 돌아다니다가 세탁소에 맡긴 롱 패딩을 찾아오면서 우리는 집으로 들어왔다. 집으로 들어와 빵을 나눠 먹으며, 눈 맞은 소감을 얘기했다.

 

  "눈 오니까 너무 예쁘더라. 온 세상이 하얗더라."

  "그러게. 눈 맞으니까 기분이 좋네."

 

  눈이 오면 기온이 살짝 올라간다고 하는데, 우리도 눈을 맞아 체온이 살짝 올라간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바람이 쌩쌩 부는 날씨가 아니라서 포근한 눈을 맞는 것이 더 좋기도 했다.

 

 

  눈을 아직도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는 꼬북이를 보니, 내 마음도 동심으로 돌아간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 다음번 눈도 꼬북이와 함께 맞으며 구경했으면 좋겠다.

 

  몽실이와 꼬북이의 연애일기는 계속된다.

 

  To be continued...

'제갈해리의 이야기 > 몽실이와 꼬북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꼬북이가 없는 하루  (0) 2023.03.24
편의점 우렁 각시  (0) 2023.03.23
맛평의 대가, 꼬북이  (0) 2023.03.13
프리지아와 에리카  (2) 2023.03.12
꼬북이의 식단  (0) 2023.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