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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먹 / 김경후
그가 죽고 그을음이 남는다
흑자색 그의 그을음들로 먹을 만든다
으아리 꽃 그을음의 먹
그믐의 먹
울럭거리는 우리들 그림자의 먹
먹먹한 먹
죽음보다 단단한
그가 죽고 그을음 먹을 만든다
내 뼈에 그를 긋는다
으아리꽃 그림자들을 새긴다
우리의 흑자색 뼈가 다시 먹이 될 때까지
그을음으로 밤마다 그를 긋는다
그것이 백지다
<시산맥 17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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