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너의 여름은 어떠니?
이제는 내 곁에 없는 너에게 말한다
너는 푸른 숲 우거진 여름날을 살아가고
나는 태풍 몰려오는 여름밤을 걸어간다
우리의 엇갈린 계절과
닿을 수 없는 시간
하늘이 온통
먹구름으로 가득하다
한차례 거센 바람 불어닥쳐
잎새들이 떨어질 듯 위태롭다
우산을 씌워주던 너의
젖은 어깨를 떠올린다
분명 봄빛을 듬뿍 받았던
잎새들이었을 텐데
영원할 것만 같던 봄빛이
어느샌가 지평선 너머로
사라져 버리고
너도 나를 떠나 버렸다
우리는 봄빛에 대하여
말했어야 했다
개나리의 꽃말을 말하고
벚꽃의 떨림을 느끼던
그러나
너는 신록으로 가득한 여름날을 살아가고
나는 비바람 몰아치는 여름밤을 걸어간다
어디까지가 오늘 밤이고 언제까지가 우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