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28) 썸네일형 리스트형 봄날의 부처님 / 김애리나 봄날의 부처님 / 김애리나 쉿, 부처님 주무시는 중이세요 햇살이 부처님의 이마에 키스하고파 법당 안을 기웃대는 봄날이었지요 졸립지요 부처님? 그래도 봄인데 나들이는 못 갈망정 마당 가득 피어난 꽃나무 좀 보세요 산사나무 조팝나무 매자나무 꽃들이 치마를 올리는 벌써 바람을 올라탈 준비를 하는 걸요 꽃가루 가득 실은 바람과 공중에서 한 바탕 구르다 주워 입지 못하고, 흘린 치마들이 노랗게 땅을 수놓는 걸요 화나셨나요 부처님? 왜 오롯이 눈은 내려깔고 침묵하셔요 이 봄에 관계하지 못한 生이란 울기만 하는걸요 보세요, 대웅전 계단 옆 고개 숙인 한 그루의 불두화를 향기 많은 꽃에 벌과 나비가 꼬여 열매를 맺는 모습은 수도승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하여 성불코자 심었다는 불두화가 관계를 나누다 쓰러진 것들을 보며,.. 책 《하마터면 남들처럼 살 뻔했다》 리뷰 (by 셀프메이드) 책 ⌜하마터면 남들처럼 살 뻔했다⌟ 리뷰 (by 셀프메이드) 흔히 세상에는 성공의 트랙 위로 가게 되는 보편적 공식으로 보이는 것들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런 보편적 공식을 따르지 않는 이들에게 많은 사람들은 걱정과 우려의 시선을 보냅니다. '저렇게 살아도 될까?'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을 텐데…' 오늘은 이런 보편적 공식에서 벗어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성공적으로 하게 된 사람들의 비결을 알려 드릴게요. 첫째, 상황이 안 좋다는 핑계는 자신이 만들어내는 장애물일 뿐이다. 무슨 일을 하건 상황이 내가 원하는 대로 돌아가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반대로 뜻대로 돌아가지 않을 때가 훨씬 많아요. 이 때 우리는 이런 장애물들을 이유로 우리의 꿈을 쉽게 포기할 때가 많습니다. 문승지는 특색 있.. [21이 사랑한 작가들] 김금희➀ "받지 않는 전화를 오래도록 겁니다" 21이 사랑한 작가 김금희① “받지 않는 전화를 오래도록 겁니다” h21.hani.co.kr 7월13일 ‘경애하는 마음’으로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김금희 작가를 만났습니다. 김금희(41) 작가가 지정한 이곳에서 나는 ‘오직 한 사람의 차지’인 비밀스러운 작업공간을 들여다보리라고 기대했지만, 도착해보니 이전에 다른 작가들의 인터뷰로도 여러 번 왔던 곳이었습니다. ‘나는 이 인터뷰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왔지만 막상 김금희 작가에겐 누군가가 예전에 이미 물었던 내용이어서 다시 물어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이렇게 작가의 소설 제목들을 엮어 허튼소리나 적고 있지만 별로 부끄럽진 않습니다. 왜냐하면 김금희 작가는 소설 ‘오직 한 사람의 차지’와 산문 ‘그러니까 여전히 알 수 없는’에서 “세상.. 나의 연인에게 배우다 어제 샤워를 하고 탁구 치러 간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다가 나는 그만 잠에 빠져 버렸다. 어제 여러 군데 돌아다니다 보니, 피곤했던 것 같다. 눈을 비비고 일어나 보니, 아침 7시였다. 제일 먼저, 내가 잔 안방에 딸려 있는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고, 그가 자고 있는 컴퓨터방(친형과 둘이 사는 그는 집에서 방을 2개 쓰고 있었다)을 살며시 열어봤다. 그가 코를 골며 곤하게 자고 있었다. 나는 안방으로 돌아와 브런치에 어제의 연애 일기를 기록했다. 간간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11시가 넘어서 거실 쪽에서 사람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그의 형일까 봐 바깥에 나가보질 못했는데, 그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잘 잤어요? 어제 너무 곤히 자고 있어서 안 깨웠어요." "고마워용. 잘 .. 꼬북이의 식단 꼬북이는 6월부터 하루 한 끼만 먹는 간헐적 단식을 시작했다. 말이 간헐적 단식이지, 아침과 저녁을 아예 안 먹고 점심만 먹는 것이었다. 꼬북이가 단식하는 걸 보기만 해도 배가 고플 것 같다. 하루 반나절 쫄쫄 굶으면서 왜 이렇게 잔인한 단식을 하고 있느냐면, 꼬북이의 동생이 10월에 상견례하는데 꼬북이의 어머니가 상견례 자리에 잘 보여야 한다고 하시면서 꼬북이더러 살을 78kg까지 빼 오라고 하셨기 때문이다. 꼬북이의 체중에 비상이 걸렸다. 꼬북이는 그때 96kg였는데, 18kg을 빼야 하는 비상 상황이었다. 꼬북이는 이 간헐적 단식을 선택했고, 운동도 병행했다. 아침은 늦게 일어나니 당연히 먹지 않았고, 점심을 점심과 저녁의 중간 시간인 오후3시에 먹었다. 그 후로 오후 3시는 정기적인 점심식사시간이.. 출항의 시작 출항의 시작 선원들이 등에 쌀 가마니와 화물들을 짊어지고 일렬종대로 선내로 입장한다. 저마다 건장한 체격에, 다부진 입을 가진 사내들. 그들의 굵은 힘줄이 누런 쌀 포대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어느덧 한 켠에 견고한 포대 산이 만들어진다. 선수船首에는 파란색 캡 모자를 쓴 선장이 푸른 돛이 나부끼는 바람 속에서 선원들의 행렬을 팔짱 낀 채 바라보고 있다. 그는 멀리 초록빛 수평선을 바라보며 공기 내음을 맡는다. 오늘의 공기는 청량하군. 항해사가 다가와 절도있게 거수경례를 한다. 파라다이스 호의 화물승선 완료 및 인원, 안전점검 완료! 이상 무! 선장은 거수경례로 대답을 대신한다. 선장은 선원들을 갑판에 모아놓고 프랑스혁명의 지도자가 되어 외친다. 믿음직스러운 파라다이스 선원 여러분, 오늘의 항해도 아무 탈 .. 독립적인 주체로서의 나 우리가 살아가면서 아마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대상은 가족일 것이다. 가족은 우리와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멀고도 복잡한 감정을 공유하는 대상일지도 모른다. 내 친구의 이야기다. 그는 가끔 부모님이 계시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고 한다. 친구가 어렸을 때부터 뭔가를 하기만 하면 친구의 부모님은 지나치게 간섭을 하시곤 했고, 부모님이 정한 집안의 규칙들을 친구에게 강요하시곤 했다. 예를 들어, 시험을 치고 나서 시험 결과가 안 좋게 나오면 시험을 본 자신의 기분이 나쁜 것을 생각하기보다는 부모님께서 점수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실까 더 걱정되었다고. 그 후로도 그런 상황은 계속 찾아왔다. 일을 구하든, 무엇을 하든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부모님의 반응이었다고. 그런 억압과 강요에서 벗어났으면 .. 법정, <구도의 길> 깨어 있어야 합니다. 왜 절에 가는가? 왜 교회에 가는가? 그때그때 스스로 물어서 어떤 의지를 가지고 가야 합니다. 그래야 자기 삶이 개선됩니다. 삶을 개선하지 않고 종교적인 행사에만 참여한다고 해서 신자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을 명심하십시오. 무엇 때문에 내가 절에 나가는가, 무엇 때문에 내가 교회에 나가는가 그때그때 냉엄하게 스스로 물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일상적인 타성에 젖어서 신앙적인 생활을 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훨씬 어리석은 짓을 할 수가 있습니다. 때때로 자신의 삶을 바라보십시오. 자신이 겪고 있는 행복이나 불행을 남의 일처럼 객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삶을 순간순간 맑은 정신으로 지켜보아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행복과 불행에 휩쓸리지 않고 물들지 않습.. 이전 1 ··· 9 10 11 12 13 14 15 1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