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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해리의 이야기/창작공간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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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

텅 빈 허무 속 홀로 빛나는 태양은 우주의 여백을 가득 채운다

태양의 불타는 심장을 움켜쥐려 투사가 되어 달려든다

태양은 맹렬히 자신을 불사르며 온몸을 옥죄어 온다

 

거대하고 압도적인 원형의 새하얀 화마

헛된 육체를 녹여 백골의 허약한 영만 남겨 놓는다

더 이상 버틸 수 없다

 

그 순간, 태양의 심장에서 태초의 아담이 깨어난다

아담의 포악한 손아귀는 앙상한 목을 비틀고 절규에 찬 비명소리가 참지 못하고 터져 나온다

황금빛 빗줄기가 추적추적 내려온다

몸부림치던 육체를 쓰다듬으며 상처를 치유한다

 

아담은 허약한 영을 노려보지만 다가올 수 없다

끝나지 않을 대치, 불안한 휴전

아아, 벗어나고 싶다

그러나, 이 영원한 대치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

육체가 불타고 영이 훼손되고 다시 회복된다 해도, 이것은 원의 순환일 뿐.

 

출처 : 구글 이미지(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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